1. 2010.05.24 모모

모모

모모
카테고리 소설
지은이 미하엘 엔데 (비룡소, 2009년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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베포는 이렇게 얘기했다.

"얘, 모모야. 떄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. 너무 길어. 도저히 해 낼 수 없을 것 같아. 이런 생각이 들지."

"그러면 서두르게 되지.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. 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.
 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거야.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아.
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.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."


그러고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.


"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돼,
알겠니?

다음에 딛게 될 걸음,
다음에 쉬게 될 호흡,
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거야.

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거야."


그러고는 다시 말을 멈추고 한참 동안 생각을 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.


"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. 그게 중요한거야.
그러면 일을 잘 해낼 수 있어. 그래야 하는거야."


그러고는 다시 한 번 오랫동안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했다.


"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.
 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,  숨이 차지도 않아."


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.


"그게 중요한 거야."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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